보호수탐방] 우리땅임에도 가까이 갈 수 없는 825년 된 회화나무(서2-1)

러시아대사관, 우리 땅임에도 남의 땅이라 쉽게 드나들 수 없는 곳. 우리 나무인데 남의나라에서 서식하고 있는 보호수. 그래서 먼발치에서만 볼 수밖에 없는 수령 825년 된 "회화나무" 소개할게요. 

(참고로 보호수 앞에는 안내문이 있으나 이 나무는 접근성이 녹록치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하는 이 나무의 보호수 여부는 추정임을 감안하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보호수는 [아래위성사진]과 같이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대사관 출입은 쉽지가 않지요. 이 나무를 보기 위한 대안은 "배재 어린이공원"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가면 됩니다. 그곳에 가면 주변을 압도하는 듯한 거대한 나무가 울타리 안에서 보이는데요. 그것이 바로 1000년을 향해 가고 있는 회화나무입니다.(추정)

수령 825년된 회화나무가 있는 위치

[아래 사진]은 이 나무 전경입니다. 러시아 대사관 울타리가 주 줄기를 가로막아 전경이라는 표현이 좀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 현 주변 환경에서 이것이 최선의 뷰였습니다. 큰 가지, 작은 가지, 잔가지 등으로 이어지면서 마지막에서 핀 나뭇잎을 한번 보십시오. 격한 감동이 오고 있습니다.

보호수 표지판은 없지만 이 나무가 서울시에서 지정한 보호수가 맞다면 이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호수 이력

- 고유번호: 서2-1
- 수종: 회화나무
- 지정일자: 1972. 10. 12
- 수령: 825년(지정일 기준)
- 수고: 20m
- 둘레: 7.1m
- 보호수유형: 정자목( 향교, 서당, 서원, 사정, 별장, 정자 등에 피서목이나 풍치목으로 심은 나무)
- 위치: 중구 정동 34-16 

어느 계절에 찾아도 보호수인 고목나무는 찾는이를 반깁니다. 10월이 다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회화나무의 나뭇잎은 이팔청춘입니다. 사람은 나이 들수록 근육도 약해지고, 머리도 빠지는 등 초라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나무는 900년이 되었음에도 더 푸름 푸름이 아름답고 기풍이 있어 보입니다.

10월에 본 회화나무

이 회화나무는 주변 콘크리트와 철문 그리고 담벼락과는 격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둘러쌓인 악조건에 굴하지 않고 오롯이 계절의 옷을 바꿔 입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주고 있습니다.  

기품과 품격이 있어 보이는 노목

예부터 이런 고목나무 아래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여름에는 수박 나눠먹는 등 소통의 장이었지요. 현대에 와서 이 러시아 대사관도 우리와 국민의 편안한 삶을 위한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큰가지, 작은가지, 잔가지로 이어지는 풍채

참 다시봐도 경이롭습니다. 근심 걱정을 다 풀어놔도 품어줄 수 있는 그런 기품도 보입니다.

봐도봐도 아름다운 노목(회화나무)

회화나무에게 바램을 물었더니 돌아온 것은 " 저 담장을 헐어 이곳이 누구에게나 개방되는 그런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라는 무언의 답변이었습니다. 그런날이 곧 올 수 있겠지요.

혹시나 러시아대사관 가시면 저 나무 주변 보호수 표지판 사진 찍어서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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